어느 정도 오컬트 지식을 공부하신 분들이라면 ‘악마’라는 존재가 무슨 뾰족 이빨을 잔뜩 달고 나와서 썩은 윤활유 같은거 사방에 뿌리고 다니면서 유혈사태 만드는 그런게 아니라는 걸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일단은 신과 마찬가지로 현재 인간의 의식으로는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존재이지요. 미천한 인간들의 지적, 영적 노력을 통해 ‘데빌’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몇가지 짐작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시험하는 자’ 입니다.
그런데 인간 수준에서 이뤄지는 여러 가지 행동이나 의사결정에 저 대단하신 시험관이 일일이 나서서 간섭을 하실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개별 인간 의식의 수준을 넘어서는 상황을 파악하고 개개인이 거기에 맞춰서 판단을 해야 하는 시점이 됐기 때문에 ‘데빌’급의 시험관이 등장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번 주 카드에서 엿볼 수 있는 상황은 ‘정보’나 ‘진리’와 관련된 것들입니다. 의식할 수 있는 인간은 누구나 진리를 추구합니다. 하지만 진리라는게 그리 쉽게 찾아질 수 있는게 아닙니다. 예전에는 지식 자체가 희귀했다면 지금은 지식이나 정보를 가장한 쓰레기들이 대륙처럼 바다 위를 떠돌고 오존층처럼 하늘을 덮고 있습니다. 조금만 잘못하면 거짓 지식을 바탕으로 판단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괴로워하고, 지나간 일에 얽매이게 됩니다.
아무리 주위에서 거짓 정보를 바탕으로 생활이 돌아가고 있다고 해도 여러분 각자가 거기에 이의를 제기하고 진실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내면에서는 도저히 못 참게 돼서, 혹은 어떤 계기를 맞아서,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의지가 생겨날 수 있는 기간입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사회 전반으로 흘러넘치는 거짓과 충돌하겠지요. 그때 나타나는게 바로 ‘데빌’입니다. 흔히 말하듯 인간이 ‘데빌’을 물리치거나 이기거나 할 수 없습니다. 대비하고 피해가며 큰 흐름이 변화할 때 올라타거나 흐름이 교차하는 지점을 찾아 충격을 최소화하고 견뎌내는 것이 살아가는 요령입니다.

점성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주에는 토성-목성의 트라인이 생겼다가 곧바로 화성-토성의 스퀘어로 바뀌어 버립니다. 아주 쉽게 말해서 우주 스케일로 ‘줬다 뺏어 버리는’ 상황인데요, <데빌> 카드가 주는 의미 중 하나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충격에 대비하시면 되겠습니다. 꾸준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일상이야말로 ‘데빌’을 물리치는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입니다.
(일/금전)
차도 위에 오만원 짜리 몇 장이 굴러다니는걸 발견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겠습니다. 가끔 나타나는 차들은 전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쌩쌩 이리저리 달립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냥 갈 수도 있고, 한두 장을 주운 다음 그걸로 만족할 수도 있으며, 작정하고 길을 막은 다음 최대한 많이 주우려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더 많이 주우려 할 수록 차에 치일 가능성도 높아지고, 어떤 길을 택하든 후회는 남습니다. 그래서 ‘데빌’입니다.
(애정/감정)
애정 관련 리딩에서 <데빌> 카드는 종종 강렬한 사랑을 뜻합니다. ‘이대로 죽어도 좋아’라는 말이 나오는 정도겠지요. 문제는 사람의 일에서 흔히 그렇듯 좋은 경험은 짧게 끝나며, 그 좋은 경험이 만들어 놓은 쓰레기들은 오래 남는다는데 있습니다. 그 쓰레기들을 얼마나 잘 치우나, 특히 치우는 과정에서 얼마나 의견 일치가 잘 되는지가 바로 연인 관계가 튼튼한지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입니다.
(쉼/힐링)
최근에 자주 보는 단어 중 하나가 ‘트리거’입니다. 아마도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에 맞춰 더 자주 쓰게 되는 걸로 보이는데요, 이 또한 잘못하면 스스로를 가둬버리고 자신과 타인 사이에 벽을 쌓아버리는 ‘데빌’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렇게 벽을 일단 쌓아 버리면 스스로는 편안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휴식은 불가능해집니다.
이번 주는 여기까지입니다. 스스로를 잘 지키는 한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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